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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김민식 세무사

자녀가 대신 낸 부모님 병원비·간병비, 상속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상속24의 상속세 전문 세무사 김민식입니다.

상속세 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님 투병 기간 동안 자녀가 병원비와 간병비를 수천만 원씩 대신 낸 경우가 많은데요.

이 돈을 상속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시면, 대부분 "생전에 낸 건 안 된다고 들었다"라고 알고 계십니다.

오늘은 그 통념을 뒤집은 법원 판결을 중심으로, 병원비 대납액이 공제되는 경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망 전에 낸 병원비는 무조건 공제 불가능할까?

일반적으로는 사망 당시 미납 상태인 병원비만 피상속인의 채무로 공제되고, 자녀가 생전에 대신 낸 병원비는 공제가 안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로 국세청도 이런 상황에서 공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납세자가 승소한 고등법원 판례(고등법원 2022누12898)를 보면, 단순히 사망 시점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하고, 경우에 따라 공제가 가능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법원이 검토한 세 가지 쟁점을 하나씩 보겠습니다.

쟁점 1: 자녀가 낸 병원비가 부양의무 이행일까?

채무로 공제되려면 먼저 자녀에게 부모를 부양할 법적 의무가 있었는지가 중요한데요.

부양의무가 있었다면 자녀가 자기 의무를 다한 것일 뿐이라, 그 병원비를 고인의 채무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아래 근거로 자녀들에게 부양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근거
고인은 사망 당시에도 수억 원대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음
요부양 상태란 자기 자력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함
자력은 정기 소득이 없어도 상당한 가치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으면 인정됨

즉 스스로 생활할 재산이 충분한 부모였으므로, 자녀의 간병비·병원비 대납은 부양의무의 이행이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쟁점 2: 대납한 병원비가 부모에게 증여한 돈일까?

국세청은 자녀가 낸 병원비 자체가 부모에게 증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법원은 아래 이유로 증여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근거
부양의무 없는 자녀가 병원비를 낼 당시 그 돈을 고인에게 증여할 의사였다고 해석하기 어려움
요부양 상태가 아닌 부모를 대신해 비용을 지불하고 사무를 처리함으로써 구상권과 사무관리에 따른 비용상환청구권이라는 채권을 취득함 (고인 입장에서는 채무)
대납액을 상속재산에서 먼저 공제한 뒤 나머지를 분배했으므로 비용상환청구권을 실제로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음

자녀가 부모에게 돈을 준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 받을 채권을 가진 채권자였다는 논리입니다.

쟁점 3: 채무 입증 서류가 반드시 있어야 할까?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채무 공제를 받으려면 일정한 방법으로 증명된 서류가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채무부담계약서, 채권자확인서, 담보 설정 및 이자 지급 증빙 같은 서류들입니다.

국세청은 이런 서류가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지만, 법원은 이 서류 규정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예시적 규정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채무가 존재한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할 수 있다면, 해당 서류가 없어도 공제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절세 포인트

이 사건의 상속인들은 결국 생전에 대납한 병원비와 간병비를 상속세에서 공제받았습니다.

다만 모든 대납액이 공제되는 것은 아니고, 부모에게 충분한 재산이 있어 부양의무가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었는지, 대납액을 상속재산 분배 과정에서 구상권 행사로 정산했는지가 관건인데요.

병원비·간병비 이체 내역, 진료비 영수증, 상속재산 분할 과정에서 대납액을 먼저 정산한 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꼼꼼히 남겨 두는 것이 공제 인정의 출발점입니다.

가능하다면 부모님 재산이나 계좌에서 병원비를 직접 지출하는 것이 다툼의 여지를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대납한 병원비·간병비가 큰 경우 공제 여부에 따라 상속세가 크게 달라집니다.

신고 전에 반드시 상속 전문 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핵심 정리

Q. 부모님 생전에 자녀가 대신 낸 병원비는 상속세에서 공제가 안 되나요?

국세청은 공제에 소극적인 편이지만 무조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고등법원 2022누12898 판결은 자녀에게 부양의무가 없고 대납액에 대한 구상권 행사가 인정되는 경우 피상속인의 채무로 공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Q. 부모님이 재산이 많은데도 자녀에게 부양의무가 인정되나요?

법원은 고인이 수억 원대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스스로 생활을 유지할 자력이 있다고 보아, 자녀의 병원비 대납이 부양의무의 이행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정기 소득이 없어도 상당한 재산이 있으면 자력이 인정됩니다.

Q. 채무 공제를 받으려면 차용증 같은 서류가 반드시 필요한가요?

법원은 상속세법상 채무 입증 서류 규정은 예시적 규정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채무부담계약서나 채권자확인서가 없어도 실제 채무의 존재를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할 수 있다면 공제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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