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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김민식 세무사

상속세 무신고로 상속재산가액이 기준시가(공시가액)로 결정된 부동산, 양도 시점의 취득가액은 무조건 기준시가일까? (대법원2025두32147)

안녕하세요. 상속24의 상속세 전문 세무사 김민식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낼 세금이 없다고 해서 상속세 신고를 안 했는데 막상 팔려고 하니 양도세가 너무 많이 나와요"라는 하소연을 자주 듣습니다.

상속세 무신고가 몇 년 뒤 양도소득세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전형적인 사례인데요.

그동안은 납세자가 다퉈볼 길이 사실상 막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8월 12일 대법원에서 흐름을 바꾸는 판결이 선고됐습니다.

오늘은 상속세 무신고로 상속재산가액이 기준시가로 결정된 부동산의 양도세 취득가액 문제를 대법원 2025두32147 판결과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상속받은 부동산의 취득가액은 어떻게 정해질까?

양도소득세는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을 뺀 양도차익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그런데 상속받은 부동산은 돈을 주고 산 것이 아니어서 취득가액이 따로 없는데요.

그래서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9항은 상속개시일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제60조부터 제66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평가한 가액을 취득 당시의 실지거래가액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2020년 2월 11일 시행령 개정으로 괄호 하나가 추가됐습니다.

구분내용
개정 전상속개시일 현재 상증세법 제60조~제66조에 따라 평가한 가액을 취득가액으로 봄
개정 후 (2020.2.11.~)위와 같되, 상증세법 제76조에 따라 세무서장 등이 결정·경정한 가액이 있는 경우 그 결정·경정한 가액으로 함

상속세 단계에서 세무서장이 결정한 가액이 있으면 양도세 단계의 취득가액도 그 가액으로 못 박겠다는 것인데요. 바로 이 괄호 규정이 문제의 출발점입니다.

※ 이 결정·경정가액 규정은 2020년 2월 11일 이후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됩니다(대통령령 제30395호 부칙 제2조 제2항).

왜 무신고가 양도세 부담으로 이어질까?

배우자와 자녀가 있으면 10억 원, 자녀만 있으면 5억 원까지는 상속공제가 적용되어 낼 상속세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세금도 안 나오는데"라며 신고를 생략하는 분들이 지금도 적지 않은데요.

신고가 없으면 세무서장이 상증세법 제76조에 따라 상속재산 가액을 직접 결정합니다.

이때 매매사례가액이나 감정가액 같은 시가 자료를 찾기 어려우면 보충적 평가방법인 기준시가(개별공시지가·개별주택가격 등)로 결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문제는 기준시가가 대개 실제 시세보다 낮다는 점입니다.

취득가액이 낮게 잡히면 그만큼 양도차익이 부풀어 양도세도 커지는데요. 숫자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ex) 상속 당시 시세가 6억 원(공시가액은 3억 원)인 토지를 10억 원에 양도한 경우

구분취득가액양도차익산출세액
공시가액으로 계산3억 원7억 원약 2억 5,800만 원
시가로 계산6억 원4억 원약 1억 3,400만 원

취득가액 3억 원 차이가 세금을 약 1억 2,400만 원 바꿔 놓는 셈입니다.

※ 장기보유특별공제·기본공제·지방소득세는 뺀 단순 비교입니다.

지금까지 과세관청은 어떻게 판단해 왔을까?

2020년 개정 이후 국세청과 조세심판원은 일관되게 세무서장이 결정한 가액(대개 기준시가)을 취득가액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선례요지
사전-2024-법규재산-0143 (2024.03.19.)상속세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상속개시일 현재 상증세법 평가액(무신고 시 통상 기준시가)을 취득가액으로 적용
조심2021서0565 (2021.10.07.)상속 토지의 취득가액은 개별공시지가로 봄이 적법하다며 환산취득가액을 적용해야 한다는 청구인 주장을 기각
조심2021서5111 (2021.12.07.)상속개시일로부터 4년 6개월이 지나 받은 소급감정가액은 평가기간(전후 6개월) 밖이므로 취득가액으로 인정 불가

한마디로 기준시가로 결정됐으면 그걸로 끝이고 뒤늦게 감정을 받아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는데요.

상속세 단계에서는 낼 세금이 없어 다툴 일이 없었고 양도세 단계에서는 이미 결정된 가액이라 다툴 방법이 없었습니다.

대법원 2025두32147 (2026.08.12.)

이 쟁점에서 납세자의 손을 들어준 첫 대법원 판결입니다.

구분내용
사실관계원고가 상속세를 무신고하자 세무서장이 상속 토지를 개별공시지가로 평가해 '과세미달'로 결정
양도원고는 7년 후 토지를 양도하고 개별공시지가를 취득가액으로 양도세 예정신고·납부
경정청구감정평가법인 2곳의 감정가액 평균을 취득가액으로 한 경정청구는 세무서가 거부
소송원고가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내고 유사 토지의 실제 거래가액(비교매매사례가액)이 존재한다고 주장
결론원심이 납세자 승소로 판단했고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해 확정

세무서는 소송에서 2020.2.11. 개정 시행령 제163조 제9항을 내세웠습니다. 세무서장이 결정한 가액이 있는 이상 취득가액은 무조건 그 결정가액이라는 주장인데요.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세무서장이 결정·경정한 가액이라도 그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로 인정되지 않는 한 취득가액으로 그대로 의제되지 않는다.

재판 중에 상속 당시의 시가가 증명되면 그 시가를 기준으로 정당한 세액을 계산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대법원 2010두8751)가 있는데요. 이 법리가 세무서장의 결정·경정가액이 있는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본 것입니다.

판결 이유 중 실무적으로 중요한 대목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상속공제 덕분에 낼 상속세가 0원이면 상속인은 세무서의 가액 결정에 불복할 이유도 기회도 사실상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 결정가액이 양도세 취득가액으로 무조건 굳어진다고 해석하면 납세자는 상속세와 양도세 두 단계 모두에서 다툴 기회를 잃게 됩니다. 이는 헌법상 재산권·재판받을 권리와 소득세법상 응능부담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둘째, 대법원은 이 괄호 규정이 상속세와 양도세 사이의 가액 불일치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지 과거 결정의 잘못을 다투지 못하게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상속 토지와 면적이 다소 다른 비교 토지의 거래가액도 시가로 인정됐는데요. 면적·위치·용도 같은 요소 중 하나가 달라도 전체적으로 유사하면 그 거래가액을 시가로 쓸 수 있다고 본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이번 판결로 무엇이 달라질까?

상속세 무신고로 상속재산가액이 기준시가로 결정된 부동산을 이미 양도했거나 양도할 예정인 분들에게 다툴 길이 생겼습니다.

경우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상황검토할 내용
이미 기준시가를 취득가액으로 양도세 신고·납부법정신고기한부터 5년 이내라면 상속 당시 시가를 근거로 경정청구 검토
앞으로 양도 예정신고 전에 상속 당시의 매매사례가액 등 시가 자료 확보 가능 여부부터 검토
아직 상속 단계무신고 대신 시가(감정평가 등)로 평가해 신고해 두면 취득가액 분쟁 자체를 예방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납세자가 이긴 근거는 뒤늦게 받은 감정가액이 아니라 유사 부동산의 실제 매매사례가액이었습니다.

감정평가액 평균으로 낸 경정청구는 세무서 단계에서 거부됐고 소급감정을 인정하지 않은 심판례(조심2021서5111)도 여전히 있는데요.

결국 상속 당시를 기준으로 객관성 있는 시가 자료를 찾아낼 수 있느냐가 승부처입니다. 유사재산을 찾아내고 입증을 설계하는 일은 전문가의 영역입니다.

절세 포인트

상속세 무신고로 기준시가 결정된 부동산이 있다면 양도 전에 반드시 상속 당시의 시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유사 부동산의 매매사례가액이 확인되면 취득가액이 달라지고 이미 납부한 양도세도 경정청구로 돌려받을 길이 열립니다.

반대로 아직 상속 단계라면 낼 세금이 없더라도 시가로 평가해 신고해 두는 것이 몇 년 뒤 양도세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취득가액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양도소득세는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까지 달라집니다.

양도 전에 반드시 상속 전문 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핵심 정리

Q. 상속세를 신고하지 않으면 나중에 부동산을 팔 때 취득가액은 어떻게 되나요?

상속세를 무신고하면 세무서장이 상속재산 가액을 결정하는데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우면 대개 기준시가(개별공시지가·개별주택가격 등)로 결정합니다. 2020.2.11. 개정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9항은 이렇게 결정된 가액을 양도소득세 취득가액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어 시가와 기준시가의 차액만큼 양도차익이 부풀고 양도세가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 2025두32147 판결에 따라 그 결정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가 아니라면 상속 당시의 시가를 증명해 다툴 수 있습니다.

Q. 이미 기준시가를 취득가액으로 해서 양도세를 신고·납부했는데 돌려받을 수 있나요?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대법원 2025두32147 판결(2026.8.12. 선고)은 상속 당시의 매매사례가액 등 시가가 증명되면 세무서장이 결정한 기준시가가 아니라 그 시가를 기준으로 정당한 세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양도소득세는 법정신고기한으로부터 5년 이내에 경정청구를 할 수 있으므로 상속 당시의 시가를 입증할 자료가 있는지부터 전문가와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Q. 지금이라도 소급 감정평가를 받으면 취득가액으로 인정되나요?

소급감정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렵다는 사례가 많습니다. 조세심판원은 평가기간(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이 지나 받은 소급감정가액을 인정하지 않았고(조심2021서5111) 대법원 2025두32147 사건에서도 납세자가 승소한 근거는 감정가액이 아니라 유사 부동산의 실제 매매사례가액이었습니다. 어떤 가액으로 다툴 수 있는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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