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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김민식 세무사

상속세 물납, 근저당권이 설정된 토지 등 부동산으로 가능할까? (대구지방법원 2025구합165)

안녕하세요. 상속24의 상속세 전문 세무사 김민식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현금이 부족해서 상속받은 토지 같은 부동산으로 상속세를 물납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피상속인의 대출 채무를 상속인이 승계하면서 근저당권도 부동산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근저당권이 남아 있는 부동산은 물납이 거부되고 불허 처분 뒤에 근저당권을 말소하더라도 그 처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오늘은 대구지방법원 2025구합165 (2026.06.17.) 판결을 바탕으로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의 물납이 왜 거부되는지 그리고 신청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근저당권이 있는 부동산은 왜 물납이 안 될까?

물납의 기본 요건과 한도(상속세 물납 조건 칼럼 참고)를 갖췄더라도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은 허가받지 못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은 지상권·지역권·전세권·저당권 등 재산권이 설정된 부동산을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세무서장은 이런 재산에 대해 물납을 허가하지 않거나 다른 재산으로 변경을 명할 수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25구합165 (2026.06.17.)

상속인들은 2023년 10월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세금을 한 번에 내지 않고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에 걸쳐 나눠 내는 연부연납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매년 돌아오는 분납세액을 현금으로 내기가 어려워지자 상속인 중 한 명이 2024년 8월 상속받은 토지를 국가에 넘기고 그 가액만큼 세금을 낸 것으로 처리해 달라는 물납을 신청했습니다.

문제는 이 토지에 피상속인이 생전에 설정한 근저당권이 등기부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점입니다.

세무서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토지는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이라며 다른 재산으로 바꿔서 신청하라는 물납재산변경요청을 보냈습니다. 상속인이 기한 안에 다른 재산으로 바꾸지 않자 세무서는 2024년 9월 24일 물납을 불허했습니다.

상속인은 이 처분에 불복해 이의신청과 조세심판원 심판청구를 차례로 냈지만 조세심판원은 2025년 6월 심판청구를 기각했고 상속인은 법원에 물납 불허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상속인은 이 토지에 남아 있던 근저당권이 이미 오래전에 소멸시효가 완성된 근저당권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근저당권이 담보하던 대출 채무를 채권자가 오랫동안 행사하지 않아 채무 자체가 소멸했고 담보할 빚이 없어진 근저당권은 등기부에 기재만 남아 있을 뿐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상속인은 물납을 신청한 뒤 근저당권자를 상대로 등기를 말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고 2024년 12월 승소해 2025년 2월 4일 근저당권 등기를 말소했습니다.

그럼에도 세무서가 근저당권의 실제 효력은 따져보지 않은 채 등기부에 근저당권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 보고 물납을 불허한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 상속인의 주장이었습니다.

법원은 상속인의 청구를 기각하고 세무서의 물납 불허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왜 세무서의 손을 들어줬을까?

판단 근거내용
처분 당시 기준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는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처분 뒤에 생긴 사정은 판단 자료가 되지 않음
세무서의 심사 권한세무서에는 근저당권의 실체법상 효력을 심사할 권한이 없어 등기부 기재에 따라 관리·처분이 부적당하다고 본 것은 위법하지 않음
상속인의 과실상속세 신고일(2023년 10월)부터 물납 신청일(2024년 8월)까지 근저당권을 말소할 시간이 있었는데 물납 신청 뒤에야 말소 소송을 제기함

근저당권 말소 소송의 승소 판결(2024년 12월)과 등기 말소(2025년 2월 4일)는 모두 물납 불허 처분(2024년 9월 24일) 이후의 일이라 처분의 적법성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절세 포인트

물납을 신청하기 전에 대상 부동산의 등기사항증명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근저당권이 남아 있다면 대출을 상환하고 말소등기까지 마친 뒤에 신청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피담보채권이 이미 소멸했더라도 등기가 남아 있으면 세무서는 등기부만 보고 판단합니다. 실체적으로 무효라는 주장은 물납 절차에서 통하지 않으므로 말소 소송이 필요하다면 물납 신청 전에 끝내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주의하실 점이 있는데요. 물납재산변경요청을 받으면 20일 안에 다른 재산으로 바꿔야 하므로 처음부터 물납에 쓸 수 있는 대체 재산을 함께 검토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납은 신청 시점의 권리관계로 허가 여부가 갈리고 한 번 불허된 처분은 사후에 하자를 고쳐도 위법해지지 않습니다.

물납 신청 전에 반드시 상속 전문 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핵심 정리

Q.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으로 상속세 물납을 할 수 있나요?

어렵습니다. 저당권 등 재산권이 설정된 토지나 건물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에서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으로 정하고 있고 국유재산법 제11조 제1항도 사권이 소멸된 뒤가 아니면 국유재산으로 취득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물납을 신청하기 전에 근저당권을 말소해야 합니다.

Q. 물납이 불허된 뒤에 근저당권을 말소하면 다시 허가받을 수 있나요?

어렵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2026년 6월 17일 처분의 적법 여부는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불허 처분 이후에 근저당권이 말소되었더라도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세무서에는 근저당권의 실체적 효력을 심사할 권한이 없어 등기부 기재만으로 판단해도 위법하지 않습니다.

Q. 세무서에서 물납재산변경요청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통보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관리·처분이 가능한 다른 재산으로 물납 신청을 변경해야 합니다. 기간 내에 변경하지 않으면 물납 신청 자체가 효력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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